"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은 소크라테스가 맨 처음 한 말이 아니라 그리스의 델포이 신전 내부 기둥에 새겨져 있는 글귀였다고 한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그의 사형 판결 원인 제공자인 크리티아스는,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오히려 선수를 쳐 델포이 신전에 새겨진 이 말의 참뜻 운운하며 소크라테스를 역으로 가르치려 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살아있는 동안 매우 중요하게 여긴 말이며, 소크라테스 본인이 이 말을 적극적으로 인용하면서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가 남긴 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오늘은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이 문장은 인간 본질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인문학적으로 많이 인용되어 왔다.
나 자신은 무엇인가?
나는 "OOO"입니다. 나를 표현하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이름이다.
하지만 이름은 대부분 부모님이 지어주시지 내가 짓는 게 아니다.
그렇다는 건 본질적으로 내 이름이 내가 되는 건 아니다.
내 이름은 그저 사회적으로 필요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내 몸은 어떤가?
내 몸은 매일매일 달라진다.
나라고 인식할 만한 형태는 갖추고 있지만
몸무게도 매일매일 다르고 몸을 구성하는 세포도 매 순간 새로 생겨나고 죽어 나간다.
그렇다는 건 몸은 자신의 무의식에 의해 매 순간 재구성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중요한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의 무의식에 의해'라는 부분이다.
'자신의 무의식'이라는 부분을 문장 그대로 해석하면 무의식은 자신에 포함된 것이다.
그렇다는 건 '자신'이 '무의식'이라는 힘을 사용해 몸을 제어한다는 뜻이 된다.
고로 '자신'이 '무의식'을 다룰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정리하자면 내 자신은 무의식을 관장하는 그 무엇이다.
여기까지는 그 무엇이 나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무엇은 뭐일까?
인간의 관점에서 그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저 추론을 통해서 이해하거나 고요한 상태에서 주의 깊게 의식하여 느끼는 것이다.
인간은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행동이 약 10%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10%에도 못 미치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수많은 소화기관을 콘트롤할 수 없을뿐더러 피부의 재생이라든지 내 시야의 100%를 항상 인식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내가 연필을 쥐고 글을 쓰고 있다고 하자.
그럴 때의 나는 어떤 냄새가 나는지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바람이 내 피부를 스쳐 지나가는지
입에서는 어떤 맛이 감돌고 있는지 점심때 먹은 밥이 지금은 소화기관 어디쯤 지나가고 있고 어느 정도의 영양분이 흡수되었는지 날씨가 더워 어느 정도의 땀을 배출했는지 머리카락은 몇 개가 빠지고 몇 개가 새로 생겨나는지 손톱은 어느 정도 자라났는지 혈관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어떻게 변화가 되었는지 심장박동수는 몇번째인지...
이런 걸 모두 의식적으로 알고 조절하면서 글을 쓰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렇게 정리하는 게 맞을 것이다.
의식적인 내가 글을 쓰려고 하면 무의식의 내가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여기서 아주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
바로 '의도'를 발견한 것이다.
'내가 ...를 하려고 하면' 이것은 의도이다.
의식인 내가 의도를 가지면 무의식의 나는 그에 해당하는 기반을 지원해 준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알게 되니 무의식을 관장하는 나에게 무한한 감사함을 느낀다.
사실 내가 걸을 때 왼발 앞으로 오른발 앞으로 의식하면서 팔까지 휘두르고 균형잡기에 여념이 없다면
자연스러운 걸음을 걸을 수 있을까?
무의식을 관장하는 내가 제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성인이 되어서도 아기처럼 뒤뚱거리면서 걷고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의식적인 내가 걸으려는 의도를 내보이면 무의식을 관장하는 내가 아주 자연스럽게 걷게 해준다.
그렇기에 더욱 더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나는 의도를 가짐으로써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더 나아가 내 행동 언변 표정이 바뀌면 주변상황도 바뀐다.
주변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건 생각하기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렇게 나라는 존재는 내가 인지하고 있는 나보다는 훨씬 더 대단하고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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